정주성

 

산턱 원두막은 뷔였나  불비치 외롭다

헌겁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 는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성터

반디불이 난다  파 란 혼 들갓다

어데서 말잇는듯이 크다란 산새 한머리가

어두운 골작이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이

한울빗가티 훤 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늙은이가

청배를팔러 올것이다

 

 

              조선일보(193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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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h3ETX6Pv2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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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소리가 오다

 

                         조 성 림

 

늦은 저녁

소쇄원으로 부터 대금소리가

사운거리는 대나무 잎사귀를 거느리고

정중하고 고적하게  찾아왔다

 

왕대나무를 베고

구멍을 내어

건너오는 먼 호흡

 

이 초고속의 시대에 찾아오는

정자와 달과 시냇물과 골자기를

적요속에 만나며

푸른 옷깃에 묻어나는

절개 같은 소리가

달빛처럼 먼 밤을 건너오고 있다

 

비워야 번져오는 풍경들

노을처럼 스며

대숲 경전에 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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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 너머 풍경이 유혹한다

 

연꽃마을을 지나

찾집이 눈빛처럼 살고 있다 했다

 

언 강위에는 눈이 덮였고

마른 연밭의 수고 위에도 눈은 덮였다

 

눈은 비어있는 저 천공의 선물,

설경의 눈부신 무게가 마을을 밝혔다

 

눈길에 발자국을 찍으며 걸으니

발자국들이 냇물을 이루었고

또 다시 수런거렸다

 

찻집은 또 어는 설경 속에

수도승처럼 숨 위고 있을 게고

 

 

 

혼자 헤매어도 가슴이 환하였다

 

 

 선경에 들다                 조 성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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