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찾아서

윌리엄 블레이크

                              김 택 성

쓰러진 여자에서 태어난 아기  말을 달리며 손으로 잡고 하늘로 솟구치는 남자

악마는 검은 독약을 뿌려 천사를 죽이고 여자는 머리를 늘어뜨리고 울고있다

원시의 인간은 긴머리와 수염으로 네발로 걸어서 동굴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코끼리와 사자가 뛰노는 궁전, 사과,  우리둘중 아름다운 여신을 선택해주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영원한 생명을 주는 사과   하나를  선택하세요

물속에서 헤엄치다 요정을 만났다  끌어안았다   눈을 맞추고 키스를 하다

하늘에서 뛰어내리다   온몸을 밧줄로 묶인  사람에게 뛰어내리다

은행나무 노란잎이 떨어지고 숨었던 까치집이 나타났습니다.

밤비가 내리고 가로등이 따뜻하게 비치는 겨울입니다.

중국 돼지가  뛰어내리다

밀고 밀치고 등을 밟고 차에서 뛰어내리다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

경찰에게 잡히다  경찰은 개와 같이 키우다  탈출했다고  잡아먹지는 않겠다고

돼지는 탈출했다   도살장으로 가는길  다른 돼지는 도살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돼지는 탈출했다   자유를 찾았다  자유인 돼지

백석

가난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언제 벌써 내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에 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해는 늙고 달은 파리하고 바람은 미치고 보래구름만 혼자 넋없이 떠도는데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잼”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마가리, 개니빠디, 잠풍, 몽둥발이, 벌배, 열배, 매감탕, 토방돌, 아릇간, 홍게등, 텅납새, 무이징게국, 가즈랑집, 깽제미, 물구지우림, 둥글레우림, 광살구, 모랭이, 노나리꾼, 청밀, 냅일눈, 곱새담, 앙궁, 고뿔, 갑피기, 게사니, 울파주, 나주볕, 땃불, 밭최뚝, 마토ㅌ, 양지귀…… 고조곤히, 지중지중, 쇠리쇠리하야, 씨굴씨굴, 째듯하니, 자즈러붙어, 벅작궁, 고아내고, 너들씨는데, 오구작작, 살틀하던, 임내내는, 이즈막하야, 깨웃듬이, 홰즛하니…… 이처럼 이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들어도 무슨 말인지 가늠하기 힘든 북방 언어들. 백석의 현저한 토속어 지향의 시 세계는 한국인의 얼과 넋을 황홀할 정도로 빼어나게 담아낸다

정지용

지구는 연잎이냥 오그라들고 .... 펴고

산그림자 설핏하면 사슴이 일어나 등을 넘어 간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늙이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심장은 벌레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 이 뛰여간다

오오 이국종 강아지야 내 발을 빨아다오 내 발을 빨아다오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